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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대로 독서일지

[롤프 도벨리] 스마트한 생각들, 알고도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들

 

초판 12쇄 2012년 11월 

걷는나무

 

꽤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어떤 일을 판단하여 행동했는데, 알고 보니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오류적인 생각이였다면? 이성적인 가면을 했으나 꽤나 비합리적인 생각의 방향성의 리스트 모음이 바로 이 책이다. 2-3페이지의 짧은 글과 예시를 들며, 그 생각들 하나하나를 구경시켜주는 책.

 

왜 생각의 오류가 발생하고 그것을 반복하는가?

우리가 반복적으로 비합리적인 판단을 계속해서 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우리가 세련되고 현대적인 옷을 입고는 있지만 우리의 뇌와 사고구조는 여전히 진화심리학, 생물학에 의하면 사냥꾼, 채집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사냥꾼, 채집가로 작은 집단으로 모여 살던 환경에서 형성되었던 뇌구조는 아직도 뿌리깊게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농업, 사육, 채집 등의 일련의 활동들이 전문화되고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세계무역이 등장했다. 그리고 10년후에는 어떨까? 지구가 아니라 우주에 가있을 지도 모른다. 수년전 과거로 돌아간다면, 목숨을 지켜줄 정도로 너무나 합리적이고 안전한 사고와 판단들이 상황이 급격하게 변한 오늘날의 환경과 경쟁사회에서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겼다는 것. 

 

뇌와 오류적인 생각의 방향은 왜 변하지 않고 예전에 머물러있는가?

심각하지 않는 일이라면 진화는 느리게 형성된다. 그러니까 목숨을 앗아갈 정도의 위험한 생각이 아니라면, 진화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에 우리의 뇌는 진실/진리의 발견 보다는 재생산을 하도록 구성되어있다고 밝혀졌다. 진실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확신시키는 뇌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더 많은 재원과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성적인 판단보다 직관적인 판단들이 인간의 생활에 더 적합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직관적인 판단은 이성적인 생각보다 빠르고 자발적이며 에너지 절약적이다. 

 

 

 

운전사의 지식 

세계적인 투자자 찰리 망거가 했던 이야기다.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양자물리학 개념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고 독일 전역에 강연 요청을 받았다. 몇 개월에 걸쳐 강연이 반복되자 그의 운전사조차도 그 내용을 다 외우게 되었다. 하루는 플랑크 박사가 피로해보이자 운전사가 제안을 한다. 제가 강연 내용을 전부 외우고 있고 사람들의 질문도 대부분 같으니 교수님은 청중석에서 쉬고 계시면 제가 강의를 해보겠습니다. 운전사는 감쪽 같이 수준급 강의를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강연이 끝나고 마지막에 한 물리학 교수가 기존에는 들어보지 못한 질문을 던졌다. 운전사는 "단순한 질문이라 제 운전사도 대답할 수 있으니 그에게 부탁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지식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진짜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운전사의 지식이다. 운전사의 지식을 가진 사람은 탁월한 목소리, 신뢰감을 주는 외모로 포장되어 감쪽 같을 수 있지만 그들의 지식은 공허하다. 진짜 지식을 가진 자와 운전사의 지식을 가진자가 차별되는 점은 운전사의 지식을 알고 있는 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식의 범위가 얼마나 큰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그 경계를 정확히 아는 것은 중요하다. 진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행동 편향 Action Bias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통을 참지 못한다. 투자에서도 어리석은 투자자들은 상황의 추세가 확신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민 행동에 빠진다. 워린 버핏은 "투자에서는 행동이 실적과는 무관하다" 고 충고한다. 기다림이라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 보다 불분명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행동해버리는 것. 철학자 파스칼이 이야기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방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지 못하는 데 있다."

 

 

 

통제의 환상 Illusion of Control

사람들은 삶을 뜻대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좋은 생각을 발산시키면 세계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기도 하고, 생각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는다.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해도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믿을 때 훨씬 더 해당 상황을 잘 견디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횡단보도 앞에 신호등을 작동시키는것 처럼 보이는 버튼을 설치한다.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지만 행인들은 버튼이 있을 때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는 일을 더 잘 참아낸다고 한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우연이 많다. 그리고 인생에는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이루고 통제할 수 있는 상황도 사실 많지 않다. 생각보다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몇 안되는 부분에 집중하라. 나아가 그것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들에만 시종일관 집중하라.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그냥 일어나도록 놔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