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닥치는대로 독서일지

[김완] 죽은자의 집 청소

죽은자의 집 청소 독서리뷰

 




이 책이 출간되고 얼마 안 있어 서점에서 보고 참 읽고 싶었는데, 이제야 손에 들어와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작가 소개 부분이었다:

 

취재와 집필을 위해 몇 년 동안 일본에 마물며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회사 ‘하드웍스’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으며,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죽음 현장에 드러난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일본에서 어떤 일들을 마주했기에 죽은 이의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을까.

동일본대지진 이후로 부쩍 많이 생겨난 미니멀리스트들, 짐을 확 줄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떠올랐다.

낯선 이의 집 앞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된 프롤로그, 그리고 이어지는 각각의 사건들을 담은 짧은 글들의 묶음. 1장은 방문했던 공간들을 타인의 삶을 담아내고 2장은 작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흐른다.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특수 청소를 하면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죽음의 단서들.

 


최근 있었던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가족의 일들을 접하면서 참 안타까웠는데, 정말 루나 코인 가상화폐가 원인이었을까? 결국 이 사건도 가난 때문이었을까? 정확히 말하자면 가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cctv에 찍힌 축 늘어진 아이를 업고 있었을 그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처절하게 가난해지고 더불어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 행한 마지막 수단이었을까?




특수 청소업
그는 죽은 자를 혹은 누군가를 대신해 쓰레기를 치우면서, 사실은 자신의 삶에 산적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드웍스’의 사업 업태를 설명하며 서비스의 정의 “생산물을 대상화하지 않으므로 시간적으로는 생산과 동시에, 공간적으로는 생산된 곳에서 소비되어야 한다”를 통해 자신의 일을 설명한다.

 

뚜렷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고, 그저 그때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목격하는 것. 생산품 하나 없이 그저 행위로만 존재하는 일. 만들어내기는 커녕 남아 있는 것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괴상한 서비스 청소업.

 



묵묵하고 차분하게 들리는 작가의 목소리. 독자 역시 비슷한 목소리로 책을, 세상을 읽게 된다.